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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이 올랐어?
작성자 시흥병원 조회수 2413 작성일 2022.08.23

 

0순 어르신을 코끼리 운동기구에 앉혀드린 후, 조절기 레버 조절을 위해 분투하고 있는 내게

월급이 올랐어?”라고 갑자기 물어보신다.

순간 나는 어리둥절한 얼굴로 무슨 말이지라고 생각하다

그럼요~ 원장님께서 칭찬해 주셨어요.”

아마도 곧 월급을 올려 주시지 않을까요? 어르신이 최고로 협조를 잘 해주신 덕분이에요라고 대답했다.

0순 어르신은 요양원에 계시다 우리 병원에 오셨는데 집에 계실 때는 보행기로 보행이 가능하셨으나 요양원 입소 후 코로나19 발생으로 방밖으로 나오지 않게 되면서 하지 위약감과 보행이 힘들어져 기저귀를 착용하게 되었다고 한다.

어르신의 주 불안감은 앞으로 자신의 발로 걷지 못하면 어떻게 되나? 하는 것이었다.

주치의와 논의하여 하지 근력 향상 활동을 우선순위로 간호계획을 세우고, 보호자와 상담하고 적극적인 지지를 받았다.

어르신도 의욕적으로 참여하였으며 코끼리 자전거 운동과 함께 보행기를 사용한 병동 복도 보행운동도 시작하였다.

그리고 그 노력의 결과로 하지 근력이 좋아져 어르신 혼자서 휠체어에서 일어나 코끼리 자전거로 옮겨 앉을 수 있었고 보행기를 이용하여 보행하는 시간과 거리도 늘어나게 되었다.

 

그러나 이 노력의 결실을 마음껏 누릴 겨를도 없이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치면서 코끼리 자전거에 혼자 옮겨 앉으면서 낙상의 위험이 높아진 것이다. 운동 시 직원 및 간병사의 도움 없이 하시지 않도록 낙상예방지침 교육을 수도 없이 했지만

이 정도는 혼자 할 수 있어~ 그리고 혼자 할 수 있는 것을 부르면 미안하잖아라고 하시며 매번 코끼리 자전거에 옮겨 앉은 후에야 레버를 조절해 달라 부르신다.

1달 동안 같은 일이 반복되면서 어르신과의 신뢰관계에 금이 가기 시작할 때쯤 이러면 안 되겠다 싶어 한 가지 제안을 하게 되었다.

어르신! 어르신이 혼자 할 수 있을 정도로 좋아져서 정말 좋아요.”

그리고 우리에게 미안해하시는 마음도 충분히 이해해요. 그러나 병원 규칙은 원장님께서

정하셨고 규칙에는 어르신들 혼자 자전거를 타지 않도록 하고 자전거를 타거나 보행기 운동 시 꼭 직원이나 간병사의 도움을 받도록 하고 있어요. “

그리고 그런 규칙을 지키지 않는 직원들은 벌칙으로 월급을 줄이고 규칙을 잘 지킨 직원들은 칭찬과 함께 월급을 올려주고 있어요. 우리 월급을 깎지 않고 올려 줄 수 있도록 어르신께서 도와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어요.”라고 간곡히 부탁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어르신은

여기 좀 도와줘요~” 라며 코끼리 자전거를 타기 전에 꼭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그 목소리에는 내가 월급을 올려주고 있는 거야라는 뿌듯함이 함께 들어있는 것 같이

들리는 것은 나만의 착각인 걸까? 아니면 알면서 속아 주시고 있는 걸까?

이런들 어떠리. 저런들 어떠리.어르신만 안전하다면.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시흥병원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