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황혼의 아름다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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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시흥병원 | 조회수 1248 | 작성일 2022.08.23 |
우리는 요양병원에 근무하는 사람들이다. 단순히 병만 치유해서는 안 되는 곳이 우리가 일하는 곳임을 한두 해 근무하면서 새삼 더 느끼게 된다. 걷던 사람이 시간이 지나면서 어느 사이 보조기구에 의지하며 다녀야하는 모습을 보면 단순히 몸만 약해지는 게 아니라 마음도 함께 노쇠해졌음을 짐작케 한다. 사람은 기분에 산다는 말이 있다. 난 이 말에 무척 공감한다. 아침마다 어르신들에게 건네는 따뜻한 말 한마디, 칭찬 하나가 그들의 삶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준다는 것을 이번 QI활동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삶의 원동력은 매우 단순한 일로부터 시작된다. 예쁘다고 말하면, 정말 예뻐지려 목욕도 하고 머리도 빗고 멋지다고 하면 거친 말투도 부드럽게 나오게 하는 말 재주……. 이런 재주를 부리는 일은 매우 쉽다. 단, 이것은 그들에게 진정을 담아 꾸준히 다가갈 때만 가능하다. QI 활동을 하며 이처럼 단순한 활동이 큰 효과를 볼 수 있음을 우리는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그건 조그만 스티커 한 장이었다. 어느 면에서는 자극의 한 방편이고 그건, 단순하게 생활하고 있는 그들에게는 큰 기쁨이며 나아가 삶의 활력이 되었다 감히 생각한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 예쁜 스티커로 장식된 예쁜 판을 볼 수 있다. 이게 뭐지 하며 발길을 멈추게 하는 이것은 매일 하루에 한번은 병실 밖으로 나와 활동을 했음을 인정해주는 그들 스스로의 칭찬 스티커라 할 수 있다. 조금씩 올라가는 스티커를 보며 흐뭇해하고 더 약진하는 모습을 기대하게 되는 좋은 매개라 생각해본다. 나아가 지속적인 모두의 관심 속에 행복하게 어르신들의 활동을 응원하고 조금은 재촉하여 더 많은 활동을 기대해본다. 혹자는 겨울이란 계절을 황혼의 언저리쯤에 있는 노인의 모습과 비교하는 경우가 있다. 여러 갈래로 생각해보면 겨울은 다가올 봄을 기다리는 설렘을 담을 수도 있고 못 다한 것들을 정리하고 다시 나아가는 길을 닦는 초석과도 같음이라 생각한다. 노인의 삶도 이와 같지 않을까? 어느 시인의 말처럼 “분지의 끝에 서 있는 눈사람 같은 자세를 보여주겠다.”는 겨울, 황혼의 아름다움이란 글귀로 정리해보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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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심사평가원 1등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