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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안녕!
작성자 시흥병원 조회수 2418 작성일 2022.08.23

 

두 번의 면회 두 번의 감동이 짠하고 오는 날이다.

지난 달 대면 면회가 있던 날이다.

대면 면회는 어르신의 컨디션이 악화되어 삶의 끝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신호로 마지막이 될지 모를 보호자와의 시간을 만들어주고자 엄격한 지침에 따라 시행된다.

뜨거운 어느 날 딸 셋, 사위, 손녀까지 수개월 어르신을 창문 너머로만 바라보다 손을 잡아 볼 수 있는 날이 왔다.

그러나 어르신의 컨디션이 좋지 않다.

방호복과 마스크, 비닐장갑을 착용하고 땀이 이마에서 흐르며 또 눈물이 흐른다.

엄마 우리 바다 가자고 약속 했지? 엄마 바다 좋아하잖아. 우리 바다 가자.”

조금만 힘내, 엄마 또 오께.”

안녕

이라 말하는 딸의 목소리는 울고 있었지만 희망적이었고 간절했다.

눈을 뜨지 않고 고개만 끄덕이며 함께 눈물을 흘리는 어르신 또한 바닥까지 떨어져 있는 컨디션을 있는 힘껏 움켜지고 있었다. 다시 움켜진 딸의 손을 보았다.

나는 뒤돌아 함께 울고 있었다.

이 모녀가 부디 바다에 갈 수 있게 해달라고 간절하게 속삭여 보았다.

그 후 두 번의 비대면 면회를 이동 침대를 이용하여 만나고 조금씩 더 힘을 내는 어르신이 드디어 침대가 아닌 휠체어를 타고 보호자를 만나러 간다.

마주보기도 전에 손뼉 치며 눈물을 흘리면서도 웃는 소리가 들려온다.

비록 창 너머의 모습이지만 3주 전과는 달라진 엄마의 모습에 딸들은 기쁨의 소리를 지르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엄마! 이게 어떻게 된 거야? 엄마 정말 열심히 힘냈구나!”

고마워! 엄마!”

이제 우리 바다 가는 거야, 알지?”

딸의 목소리는 또 울고 있었지만 행복감과 감사함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조금 더 함께 하고 싶다고 힘내달라는 딸의 바람이 조금씩 이뤄지고 있음이 맞는다고 확신을 주고 있었지만 내심 반짝 이런 행복을 빼앗지 말라고 신이 있다면 떼를 써본다.

어르신의 말소리를 전하지는 못했지만 유리창 너머의 눈과 마스크에 가려진 어르신의 따뜻한 미소는 아마도 딸들이 한 주를 버티는 선물이 되지 않았나 싶다.

엄마 다음 주에 또 만나. 엄마! 안녕하는 소리에 손을 들어 흔들흔들 인사를 한다.

마지막일 듯한 안녕이 하루를 더 기다리게 하는 안녕이 되어서 참 다행이다.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시흥병원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