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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김*채
작성자 시흥병원 조회수 2372 작성일 2022.08.23

 

투석날 아침이면 늘 곱게 분을 바르고 핑크색 립스틱을 칠하고 앉아 성경 필사를 하시는 예쁜 어르신을 매일 바라보며.

나이 들어 치매에 걸려도 저렇게 예쁜 치매에 걸린다면 감사한 일이라 생각을 한다.

어르신~ 예쁘고 고와요

내가 그렇게 예뻐요? 홍홍~”

이런 수줍고 예쁜 미소를 매일 우리에게 보여주신다.

바느질을 좋아하셨던 어르신의 야무진 손끝으로 프로그램 시간에 그려낸 그림 속에서 소녀 시절 그리움들이 묻어남을 보았다.

아름답고 수줍고 끝없이 맑은 행복했던 그 시절들을.

 

효사랑 프로그램에서 이런 글쓰기 시간이 없었더라면 이렇게 아름다운 시를 우리는 보지 못하였을 것이다.

사회복지사 선생님들의 시간과 땀방울, 우리 3A병동 간호사들의 환호와 격려로 어르신의 시와

그림들이 탄생하며 과거의 아름다운 추억들이 한 방울, 두 방울 스며 나온다.

어르신께 시집에 내주겠다고 그림 줄 것을 요청 드리니 너무나 기쁘게

그래요? 내가 그렇게 잘 썼어요?” 라며 눈을 반짝이며 기뻐하셨다.

어르신과 함께 하는 날까지 예쁘고 귀한 추억들을 우리가 꺼내주고 행복한 여생을 그려주는 우리의 일이 귀하고 아름답게 여기게 해주는 어르신을 사랑한다.

어르신의 그림과 시가 실린 이번 달 웹진이 발간되어 바라보는 어르신의 반짝반짝 빛나는 눈을 빨리 보고 싶다.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시흥병원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