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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웃게 만드는 묘한 매력쟁이 어르신들
작성자 시흥병원 조회수 2054 작성일 2022.08.23

 

저희 3A병동엔 저와 3A병동 선생님들을 웃게 만드시는 어르신들이 계십니다. 어르신들과 함께 지낸지 벌써 27개월이란 시간이 흐르면서 미운 정, 고운 정이 다 들어버렸습니다. 이제 표정만 봐도 뭘 원하시는지 알 것 같습니다.

30*호 유** 어르신은 말씀도 못하시고 움직이지도 못하시지만 제가 출근하는 날이면 저의 일상을 날씨부터 브리핑 해드립니다. 좋은 날엔 활짝 웃으시고 좋지 않은 날엔 표정이 어두워지셔서 퇴근하거나 쉬는 날이면 아프지 말고 잘 계시라 말씀드리곤 합니다.

30*호 장** 어르신은 처음 몇 개월간은 많이 경계하시고 저리가라 하셨는데

지금은 "백만원 줄께 천만원줄께 기저귀 갈아줘 예쁘다, 예쁘다"라고 말씀해주실 만큼 저에게 정을 붙이셨습니다. 할머니 덕분에 저는 마음의 부자가 되었습니다.

30*호 남** 어르신은 매일 아침 인계시간이면 병실 문 앞에서 카카오톡 이모티콘처럼 귀여운 손짓을 하시며 손엔 간식을 들고 계시다가 저희를 불러서 주십니다. 어르신이 안볼 때 다시 제자리에 가져다 드리지만 항상 저희를 생각해주시는 것 같아 늘 감사합니다. 낮엔 할머니 모시고 광주 가셔야 한다며(“나는 환자가 아니고 보호자니께”) 나오시면 코로나 때문에 못 가신다고 하면 쉽게 수긍하고 들어가십니다. 우리 할아버지의 할머니 사랑이 대단하시죠!

30*호 강** 어르신은 간병사님을 너무 좋아하시나 봅니다. 식사나 기저귀케어를 할 때면 욕을 구성지게 하십니다. 이것 또한 애증의 관계라고 해야겠지요. 그래서 간병사님이 막내아들하고 같이 사시라고하면 싫다하십니다. 막내아드님을 끔찍이 사랑하시는 것 같습니다.ㅋㅋ

3**호 양** 어르신 우리 어르신은 재활과장님을 엄청 좋아하세요.

과장님 성씨 자만 나와도 빵빵 터지십니다. 심과장님이 그렇게 좋으시냐? 물으시면 또 빵빵 터지십니다. 제가 안 웃을 수 없겠죠?

3**호 김** 어르신은 매일 아침에 일어나시면 투석 날이든 아니든 항상 예쁘게 꽃단장을 하십니다. 립스틱, 눈썹, 눈 화장을 곱게 하시며 아침 식사를 기다리고 계시지요. 어르신은 성경책 필사도 하시는데 글씨도 얼마나 예쁘게 잘 쓰시는지 부럽다고 말씀드리면 어르신 어깨에 힘이 팍! 들어가십니다.

이분들처럼 우리병동 어르신들이 저를, 저희병동 선생님들을 많이 웃게 해주시네요. 어르신들이 지금처럼만 같이 웃는 날만 있길 바랍니다.

사랑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시흥병원이 되겠습니다.